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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바닥에서 호구 안 되고 살아남는 법: 원가 계산기 두드리는 형씨들에게 바침

2023년 12월 홍대 서교동 이면도로의 A 이자카야는 월세 450만 원을 버티지 못하고 임대 문의를 붙였고, 불과 50미터 떨어진 B 오뎅바는 회전율 제한 90분이라는 독소 조항을 걸고도 매일 밤 대기 줄을 세웠다. 똑같은 골목, 비슷한 권리금 조건에서 발생한 이 극단적인 명암은 감성이나 마케팅 따위의 모호한 단어로 설명되지 않는다. 숫자를 쥐고 흔드는 자만이 살아남는 법이다.

내가 매주 이 두 가게의 삼겹살 가라아게와 시메사바의 원가를 엑셀로 정리해 내 블로그에 까발렸을 때, A 사장은 영업방해라며 길길이 날뛰었고 B 사장은 오히려 '원가 아까우면 술을 더 마셔라'라며 씩 웃었다. 나는 그저 공급처에서 떼오는 노르웨이산 고등어 한 손 단가와 식자재 마트의 식용유 가격 추이를 바탕으로 마진율을 계산했을 뿐이다. 진실을 마주하는 건 언제나 고통스러운 법이니까.

창업 자본금 3천만 원 미만, 산울림 소극장 인근 2층,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는 극단적인 제약 조건을 고정한 상태에서 살아남는 매커니즘은 단순하다. 망한 곳들은 안주 원가율을 35% 이하로 통제하지 못하면서 주류 판매로 이를 메우는 슬라이딩 스케일 설계에 실패했다. 이 바닥에서 유흥 이용 주의사항 중 가장 기본은 술값에 숨겨진 원가 거품을 구별하는 눈을 기르는 것이다.

술자리 분위기에 취해 돈을 뿌리기 전에, 진짜 마진이 어디서 남는지 알아야 호구가 되지 않는다. 노래방 기기 대여 단가나 유흥의 기원은 이미 위키백과 노래방 역사에 다 나와 있지만, 진짜 무서운 건 이자카야에서 파는 희석식 소주에 토닉워터와 레몬즙 몇 방울 섞고 12,000원을 받는 폭리 구조다. 살아남은 B 오뎅바는 안주 원가를 40%까지 퍼주는 척하면서, 잔술과 하이볼의 탄산수 비율을 미세하게 조절해 주류 마진 80%를 사수했다.

당신이 단골로 가는 홍대 술집이 내년에도 살아남을지, 아니면 당장 다음 달에 간판을 내릴지 검증할 수 있는 세 가지 질문 리스트를 던진다. 스스로 검증해 봐라.

* 메인 안주의 원가율이 눈에 보일 정도로 높은데, 이를 상쇄할 시그니처 고마진 주류(예: 자체 라벨 사케)가 부재한가?
* 테이블 회전 속도를 의도적으로 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음악 데시벨을 85dB 이상으로 유지하는가?
* 업주가 수입산 냉동 수산물 도매가 추이를 모른 채 대형 식자재 마트 납품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가?

홍대 상권에서 밤늦게까지 굴러먹다 보면 온갖 냄새가 옷에 배기 마련인데, 단골 사장들이 유니폼이나 굿즈 맞출 때 쓴다는 maphoshirts 같은 로컬 업체 정보까지 내 엑셀 시트에 아카이브해 둔 이유가 바로 이런 디테일을 수집하는 버릇 때문이다. 정보가 곧 돈이고, 남들이 모르는 원가를 꿰뚫어 보는 자만이 판을 지배한다.

물론 이 원가 분석법은 테이블 단가가 최소 4만 원 이상 나오는 서교동 일대 중형 이자카야에만 국한된다.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하는 헌팅포차나 저가 맥주 체인점에는 대입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으니 쓸데없는 데 힘 빼지 마라.